카트리나, 유전 휩쓸었다 | ||
[세계일보 2005-08-31 04:00] | ||
‘제2의 쓰나미’라고 불릴 정도로 가공할 위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30일 열대성 폭풍으로 약화된 채 소멸됐다. 피해지역 주 정부 등이 피해상황 파악을 서두르는 가운데 희생자가 속출하고 있다. 미 언론에 따르면 미시시피주 주민 55명 등 최소 100여명이 희생된 것으로 추정됐고,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등의 침수지역에서 구조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희생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아울러 미국 최대 유전지대인 멕시코만의 석유시설이 대부분 가동 중단된 것으로 드러나 미국 경제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해수면보다 7m나 낮아 홍수피해에 취약한 것으로 지적돼 온 인구 130만명의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는 허리케인이 살짝 비켜가 둑이 붕괴되는 등 최악의 피해는 면했다. ◆피해상황=보험업계는 카트리나 피해에 따른 보험금 지급 규모가 90억∼16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당초 보험업계는 카트리나 피해 보험금 지급액이 150억∼3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카트리나가 뉴올리언스 인근에서 방향을 틀어 예상보다 피해가 줄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보험관련 조사업체인 에어월드와이드는 피해액이 120억∼260억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상황에 따라 카트리나 피해 보험금 지급 규모는 1992년 앤드루 155억달러를 넘어 사상 최대 규모로 기록될 수 있다. 미국내 원유의 32%와 천연가스 34%가량을 생산하는 멕시코만 유전지대는 카트리나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미 광물관리국(MMS)에 따르면 원유와 천연가스 생산시설이 각각 92%, 83% 가동이 중단됐다. 하루 180만배럴 정유능력을 갖춘 정유소 8곳도 일시 문을 닫았지만, 최소 원유 시추시설 2개가 파손됐다고 셸사가 밝혔다. 이에 따라 미정부는 석유 관련 업체들에 전략비축유를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정부는 지난해 허리케인 ‘이반’으로 원유 공급이 일시 중단됐을 당시 전략비축유 540만배럴을 공급했다. 미국 적십자사는 수 천 명의 자원봉사자를 동원, 미 역사상 최대의 재해 지원작업에 나섰으며 환경당국도 석유와 화학물질 유출에 대비해 비상대책반을 급파했다. 이밖에 카트리나에 따른 공항 폐쇄와 결항 사태로 항공업계가 큰 피해를 입었고, 특히 파산위기에 있는 델타·노스웨스트항공 등은 경영난이 가중될 전망이다. 미시시피주의 카지노들은 영업을 중단했고 침수지역 호텔 등은 침수로 당분간 정상영업을 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 ◆현지 교민=뉴올리언스의 교민 2500여명 등 카트리나 피해지역 거주 교민들은 대부분 인근 배턴 루지나 텍사스주 휴스턴, 미시시피주 잭슨 등으로 긴급 대피해 이렇다할 피해는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민동석 휴스턴 총영사는 “현지 교민단체 등과 연락을 취한 결과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교민들이 대부분 자영업에 종사하기 때문에 재산 피해는 클 것이지만 연방정부 지원과 보험금 지급 등으로 피해를 복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배턴 루지의 한 교민 집에 대피한 전태일 전 뉴올리언스 한인회장은 “29일 뉴올리언스에서 배턴 루지까지 110㎞ 거리를 오는 데 6시간 걸렸다”며 “이 지역에 전기 공급이 끊겨 라디오로 피해상황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박완규 특파원 wgpark@segye.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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