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의 특수부대 네이비 실(Navy SEAL)이 소말리아 해적 3명을 사살하고 필립스 선장을 구해냈다. 파도가 출렁이고 어둠이 깔린 바다에서 3명의 저격수가 해적 3명의 머리를 정확히 가격했다. 오랜 시간을 기다리다 해적들이 해치를 열고 머리를 내민 걸 놓치지 않았다. 그 순간을 위해 부대원들은 얼마나 많이 훈련했을까. 수도 없이 엎드려서 조준하고 방아쇠를 당겼을 것이다. 다른 젊은이들이 아이비리그 대학도서관에서 책장을 넘기고, 야구장에서 함성을 지를 때, 그들은 고무보트를 이고 갯벌을 달렸을 것이다. 선장은 인질을 자원(自願)하면서 선원들을 구했고, 국가는 그런 선장을 구했다.
국가에 관해선 여러 정의(定義)가 있을 것이다. 그중에서 가장 일의(一義)적인 것은 무엇일까. 해결 능력 아닐까.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해 내는 것일 게다. 국민이 배고프면 먹이고, 납치되면 구해오고, 어쩔 수 없이 죽으면 원(怨)이라도 풀어주는, 그런 해결사가 국가 아닐까. 국민이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해결하는 게 국가다. 1976년 이스라엘 특공대는 우간다 엔테베 공항까지 수천㎞를 날아가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들을 죽이고 국민을 구해냈다. 미국의 네이비 실처럼 프랑스 특수부대도 요트를 납치한 소말리아 해적들을 사살하고 인질을 구해냈다.
인질사(史)에서 한국은 통탄할 기억이 많다. 60~70년대엔 무고한 남한의 어부들이 북한에 납치됐다. 남북 대치라는 운명적 환경 때문에, 전쟁만은 피해야 한다는 운명적 한계 때문에 한국은 그저 참아야 했다. 테러를 당해도 보복할 수가 없었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이슬람 과격세력의 거미줄에 한국인이 걸려들었다. 이 또한 어찌할 수가 없었다. 너무나 멀리 떨어져서, 정체를 알 수 없어서 한국만의 힘으론 아무것도 못했다. 한국의 젊은이가 이라크 무장단체에 참수(斬首)되어도,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산적 떼가 한국의 선교단을 어둠에 가둬도, 예멘의 알카에다가 한국 관광객에게 자살폭탄을 터뜨려도 대한민국은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만약에 정치·지리적으로 갈 수 있는 곳이었다면, 한국의 특전사나 해병수색대가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의 전투 능력은 네이비 실이나 이스라엘 특공대와 동급이다.
여러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면, 국가는 국민의 분노와 통한만이라도 달래주어야 한다. 조용하고 엄숙하게 그런 억울함을 공유해야 한다. 그런데 노무현 정권에선 무슨 일이 벌어졌던가. 대통령이 총애한다는 김만복 국정원장은 아프가니스탄으로 달려가 사진기자 앞에 나타났다. 그의 옆에선 선글라스를 낀 국정원 협상가가 얼굴을 온 천하에 내밀었다. 경륜 있는 원장이 사건 해결에 큰 역할을 했다며 국정원은 ‘칭송 보도자료’를 뿌렸다. 아니, 산적 떼에게 거액을 갖다 바치고 인질을 빼온 게 그리도 자랑스러운 일이었나. 인질이 2명이나 무참히 살해됐는데 국정원장이라는 사람이 웃음이 나오나. 그 국정원장은 박연차 회장의 혼사에 얼굴을 내밀기도 했다. 한 나라의 정보 책임자가 그러하니 외국의 베테랑 정보기관이 한국의 국정원을 우습게 안다. 혹시 탈레반이나 알카에다도 그런 걸 아는 건 아닐까.
해결사로 보자면 노무현 정권은 엉성한 국가였다. 평택의 폭력 시위대가 군인을 패도, 좌파 극렬분자가 맥아더 동상을 공격해도 정권은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했다. 대통령은 코미디언이었고, 영부인은 외환 창구 직원이었으며, 국정원장은 개그맨이었으니 국가가 그럴 만도 했다. 소말리아 바다에 간 문무대왕함은 정신 바싹 차려야 한다. 예멘의 한국 외교관들도 마찬가지다. 알카에다 재판을 빠짐없이 방청해 그들의 얼굴과 목소리를 기억해 두어야 한다. 국가는 운동권 서클이나 외환딜러 패밀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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