糧書糧言

고객의 사랑을 만드는 편지-2

position 2007. 8. 31. 13:46
인생은 "자전거를 타는 것"과 같아서 계속 페달을 밟는 한 "넘어질 염려"는 없다.
 
 
 
철학적인 프로포즈
 
독일 출신의 한 철학자가 있었다. 계몽철학자였던 그는 얼굴이 잘 생긴 데다 말하는 데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체구가 작은 곱추여서 그를 좋아하는 여성들이 없었다. 그 역시 여성에 대한 관심은 있었으나 자신이 불구였으므로 사랑에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날 철학자는 첫눈에 반한 여성을 만났다. 어느 부유한 상인의 집을 방문했을 때였는데, 그 집에 아름다운 딸이 하나 있었다.
 응접실에서 상인과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던 그는, 아버지에게 어미니의 전달 사항을 전해주기 위해 응접실에 내려온 딸을 보는 순간 심장이 멎는 듯하였다.
'이건 신이 내려준 나의 배필이다!'
철학자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쾌재를 불렀다.
그러나 아무리 철학자가 상인의 딸을 바라보았지만, 그 아름다운 여성은 꼽추인 그에게 아무런 관심도 두지 않았다.
상인과 용무를 다 마치고 나서 철학자는 용기를 내어 말했다.
"제가 잠시 따님과 할 이야기가 있는데, 방을 안내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할 이야기라면? 우리 딸아이를 아십니까?"
상인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젊은 철학자를 바라보았다.
"물론이지요. 아주 오래 전부터 잘 압니다. 따님에게 인생의 운명에 관한 철학 이야기를 좀 들려주고 싶어서 그럽니다."
"방금 내려왔을 때는 서로 모르는 사이 같았는데요?"
"아, 그때는 따님이 부끄러워서 그랬을 겁니다."
철학자는 사람 좋게 웃었다.
"나를 따라오시지요."
상인은 철학자를 2층에 있는 딸의 방으로 안내하였다.
"고맙습니다. 잠깐만 이야기를 하면 되니 아무 걱정 마십시오."
철학자의 말에 상인은 아직도 의심을 풀지 않은 얼굴로 딸의 방을 노크하였다.
"얘야, 이 젊은 철학자께서 전부터 너를 잘 안다는구나. 그래서 너에게 철학 이야기를 들려주신다는구나?"
상인은 철학자를 딸에게 소개한 후 1층으로 내려갔다.
"제게 철학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시겠다구요?"
상인의 딸은 철학자의 아래위를 훑어보며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네, 그렇습니다."
"아버님 말씀은 전부터 저를 잘 아신다고 하던데? 저는 오늘 처음이거든요?"
상인의 딸은 조심스럽게, 그러나 냉정한 어조로 믈었다.
평소 말을 잘하던 철학자도 아름다운 여성 앞에 서자 얼굴이 붉어지고 말도 더듬거렸다. 그래서 몇 번 대화를 시도했으나 실패하였다.
"용건이 없으시면 나가주시지요."
결국 상인의 딸은 불쌍한 철학자를 방에서 쫓아내려고 하였다.
"아, 잠깐만요. 당신은 결혼할 배우자를 신이 정해준다고 믿지 않나요?"
철학자가 말했다.
"네, 천생의 배필은 신이 정해준다고 하더군요. 저도 그 말은 믿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어떤가요?"
상인의 딸은 빨리 방에서 철학자를 내쫓기 위해 몰아세우기 작전으로 나갔다.
"물론 저는 믿습니다. 이 세상에서 남자와 여자는 태어날 때부터 배필이 정해지는 것입니다.
이것은 운명입니다. 어쩔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저는 태어날 때 신께서 '너는 꼽사등이 아내를 맞이할 것이다.'라고 말했어요.
그때 저는 놀라서 소리쳤지요. '안 돼요. 아름다운 여성을 꼽사등이가 되게 할 수는 없어요. 차라리 제가 꼽사등이가 되겠습니다.'
그래서 신께서는 제 소원을 들어주어 제가 이렇게 꼽사등이로 태어나게 된 것입니다."
철학자의 말에 상인의 딸은 얼굴을 돌려 똑바로 상대를 쳐다보았다. 그 순간 두 사람의 눈에서는 불꽃이 일어났다.
"당신은 순수하고 열정적인 사람이군요. 제가 꼽사등이로 태어날 운명을 당신이 대신해주시다니."
상인의 딸은 철학자의 손을 잡았다.
철학자다운 프로포즈였고, 상인의 딸 역시 아름다운 마음을 간직한 여성이었다.
이것은 독일의 음악가 펠릭스 멘델스존의 할아버지 모제스 멘델스존의 이야기다. 모제스는 철학적으로 거짓말을 했지만, 그 마음은 진실이었다.
그 진실한 마음을 읽었기 때문에 상인의 딸 프룸체는 상대의 프로포즈를 곧바로 받아들였던 것이다.
 
거짓말 속에도 진실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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