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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구려 인형과 행복

position 2006. 8. 1. 12:45

싸구려 인형과 행복

 영국에 살던 한 백인부부가 아프리카로 이민을 계획했다. 그들은 곧 전재산을 처분하고 아 프리카로 가서 큰 농장을 경영하였다. 넓은 농토와 수많은 하인들을 거느리고 백인부부는 얼마간 행복하게 지낼 수 있었다.

 

그러나 아프리카에 온지 삼 년도 채 못되어 남편이 풍토병에 걸려 그만 죽고 말았다. 더 구나 그 해는 심한 가뭄으로 잘 되던 농사까지 망쳐 백인부인은 난처한 지경에 이르렀다. 부인은 남편도 잃은데다가 농사도 잘 되지 않자 다시 영국으로 돌아가기로 작정했다.

 

부인이 떠날 때 농장에서 일하던 흑인 하녀의 어린 딸이 이별을 아쉬워하며 주인여자에게 선물을 주었다. 그것은 소녀가 벌판에서 주워 가지고 놀던, 가장 아끼던 빛나는 돌이었다. 고향으로 돌아간 부인은 소녀가 준 돌이 세계에서 가장 큰 다이아몬드임이 밝혀져 하루 아침에 백만장자가 되었다. 그러나 흑인 소녀는 차차 부인에게서 잊혀져 갔다.

 

어느날 불현듯 흑인소녀가 생각난 부인은 싸구려 인형을 하나 사서 아프리카로 보냈다. 흑인소녀는 그 인형을 받고 너무 좋아했다. 날마다 인형과 함께 놀면서 마치 살아 있는 사람과 대화하듯 이야기를 나누곤 하였다.

 

그리고 소녀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다. 아이가 걸어다니고 말을 할 즈음 그녀는 그 인형을 자기 딸에게 물려주었다. 그 딸은 그의 어머니가 그러했던 것처럼 인형과 더불어 행복하게 지냈다.

 

한편 부인은 자신의 돈을 노리는 많은 사람들의 권모술수에 수없이 시달려야 했으며, 나 이가 들어서는 상속 문제로 자식들과 불화가 생겨 집안이 둘로 갈라져 원수처럼 지내야 했다. 결국 백인부인은 아무도 돌보지 않는 양로원에서 쓸쓸한 생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