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워지기

당신은 어떤 유형의 골퍼인가?

position 2005. 7. 17. 22:51
골퍼 A : “스윙만 예쁘면 그만 아닌가요? 거리보다는 완벽한 스윙 폼을 뽐내고 싶어요.”
골퍼 B : “시범만 보여줄 게 아니라 설명을 좀 해주세요. 그래야 정확히 알 것 같네요.”
골퍼 C : “말보다 행동이죠. 프로님, 어디가 문제인지 제 팔을 잡아가며 교정해 주세요.”

이처럼 레슨에 대한골퍼들의 반응이 각기 다르게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예문에서 골퍼 A는 비디오나 사진, 시범을 보면서 예쁜 스윙을 만들겠다는 욕심을 가지고 있고, 골퍼 B는스윙의 역학적 ‘원리’에 대한 설명을 들을 때 그 메커니즘을 이해하겠다는 반응이다. 골퍼 C는 레슨 프로가 직접 잡아주면서 지도해주기를 바란다.

LPGA(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 티칭 클래스 A 멤버이자 국가대표 코치인 전현지 프로는 이러한 이유를 ‘학습 유형(Learning Style)의 차이 때문’라고 말한다. 골퍼들은 나름대로 선호하는 학습 유형이 있고 그것을 중심으로 학습하려 한다는 것. 때문에 전 프로는 “골퍼들의 학습 성형을 파악하는 것은 레슨의 진행 방향과 결과를 결정짓는 최우선 요소”라고 강조한다.

이런 견해를 바탕으로 우리는 미국PGA와 LPGA 티칭 클래스 매뉴얼을 참고하는 한편, 전문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특정 감각을 이용해 학습하는 골퍼들의 유형을 파악해봤다. 그 결과 골퍼들을 시각, 청각, 감각 중심의 학습자로 나눠볼 수 있었다. 그러한 결과를 토대로 감각적 장점을 이용, 학습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한 방법을 모색해봤으며, 옷차림이나 행동, 말하기, 취미생활, 직업 등의 요소를 체크해 골퍼가 스스로 자신의 학습 스타일을 파악하도록 체크리스트를 덧붙였다. 이런 구분은 감각적 특성을 고려한 레슨과 연습이 만족스런 학습 결과를 유도한다는 사실에 기초한 것이다.


화려하거나 깔끔한 스타일의 옷을 즐겨 입는가? 매상 심사 숙고하는 편인가? 그렇다면 당신은 시각이 발달된 골퍼일 가능성이 높다. 시각적으로 빠르게 반응하는 골퍼들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 책, 사진, 비디오, 시범을 보면서 학습한다.
  • 얼굴은 잘 기억하는 편이지만, 이름은 잊어버리기 때문에 메모를 한다.
  • 심사숙고 하는 편. 문제점들을 메모하거나 미리 계획을 세우는 등의 방식으로 생각을 정리한다.
  • 주위를 찬찬히 둘러보고 구조를 파악한다.
  • 조용한 편이며 길게 이야기하지 않는다. 오랫동안 이야기 듣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 ‘보자, 쳐다봐, 집중해, 명확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한다.

  • 시범은 프로가 설명하고 과정을 보여주면, 골퍼가 이를 따라하고 잘못된 접을 교정 받아가는 과정을 통칭하는 것. 시각적 교습 중에 가장 보편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이 시범이다. 미국 PGA 티칭 매뉴얼은 시범을 통해 레슨을 받을 때 다음과 같은 사항을 참고하라고 제시하고 있다.

    레슨을 받을 때는 먼저 레슨 프로에게 무엇에 주목하며 시범을 봐야 하는지를 정확히 확인해야 한다. 주제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있어야 되도록 많은 부분을 얻을 수 있기 때문. 시범이 시작되면 주요 포인트를 확인하면서 보는 한편, 이미지를 마음에 새길 수 있도록 반복해 주시하자. 시범은 무엇보다 부분적으로 간략하게 나누어 봐야 각각의 이미지에 대한 학습이 더 쉽게 이뤄질 수 있다. 만약 복잡한 기술을 배운다면 가능한 간단한 시범으로부터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시범이 마무리되었다면 요약, 반복하면서 복습하는 시간을 갖도록 한다. 즉시 연습하지 않는다면 그 기술을 영원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없다.

    이 밖에도 시각적 유형의 학습자들에겐 책, 비디오나 사진, 거울 등 시각적 상상에 도움이 되는 도구들이 유용한 학습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특히 비디오나 사진은 학습 진도를 평가하고 보완할 때 그리고 동작의 정확성과 실수를 판단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보편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 때 주의점은 학습자에게 사진이나 비디오의 등장 인물이 ‘이상적 모델’이 되기 때문에 학습에 앞서 자신의 목적에 맞는 적합한 대상을 찾으라는 것. 만약 레슨 프로를 찾는다면 기본적인 원리와 설명에 기초해 정확한 시범을 보여주는지, 학습자의 이해를 위해 가능한 많은 시범을 보여 주는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빈약한 설명과 시범으로 일관하는 레슨 프로를 만난다면 “프로가 못하는 것을 내가 어떻게 하느냐?”라는 반발이 생길 뿐이며, 결국 이는 레슨 프로에 대한 신뢰를 잃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대화에 자신이 있거나,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하는가?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면 청각 유형의 골퍼일 가능성이 높다. 청각적 학습자들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 다른 사람의 말을 듣거나 혼잣말로 학습한다.
  • 얼굴은 잘 기억하지 못하지만 목소리로 판단하고, 소리 내 발음하면서 단어를 외우기도 한다(반복을 통해 잘 기억한다).
  • 문제점을 외부로 공개하려는 경향이 있고, 대화로 해결하려고 한다.
  • 주위 사람과 어떤 내용이라도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한다.
  • 듣는 것을 좋아하지만, 이야기를 더 하고 싶어 한다. 설명이 길고 반복적.
  • ‘들어봐, 경청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한다.

  • 청각적 골퍼들은 언어나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때문에 말이나 언어를 통한 레슨이 효과적이다. 효과적인 레슨을 위해 다음과 같은 점을 참고해 보자.

    학습한 동작을 머릿속에 그려보고 싶다면 레슨 프로에게 상상을 유발할 수 있는 설명을 덧붙여 달라고 부탁한다. 또 레슨이 끝나갈 때쯤엔 레슨 내용을 말로 반복해 본다. 그 날 배운 내용을 정리하는 과정을 통해 레슨 내용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레슨을 준비할 때는 전에 배운 내용을 구두로 요약해 다시 떠올려 봄으로써 그 내용을 복습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렇게 하면 레슨 내용을 오랫동안 기억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레슨 매뉴얼에는 ‘청각에 의존하는 학습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하면서도 간단한 단어 사용이다’라고 명시되어 잇다. 즉 불분명하고 부정확한 단어 사용은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것. 전문가들은 “언어는 정보를 전달하는데 편리한 방법이긴 하지만, 골프 용어는 사용자에 따라 서로 일치하지 않으며 부정확하거나 애매한 경우가 있기 때문에 구도 학습은 사진, 비디오, 시범 등으로부터 배우는 시각적 학습이나 연습, 조정 및 학습 보조 기구 등을 통한 감각적 학습보다 효과가 떨어진다”라고 말한다. 특히 초보자일수록 언어를 통한 학습 방법은 속도가 더디고 효율이 적다는 것. 때문에 언어를 통한 학습은 초보자보다는 상급자 수준의 골퍼들에게 더 적합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골프 레슨에서 대화를 배제할 수 없어 대화를 통해 레슨을 하거나 받을 때는 기술에 대해 가능한 간결하면서도 정확한 설명이 필요하고 요구된다. 레슨 프로가 말한 것에 대한 의미가 명확하지 않다면 다시 이야기를 해달라고 요청해보자. 아울러 시각적 암시나 감각적 느낌을 전달할 수 있는 수단이 구두학습과 조화를 이룬다면 학습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말이나 행동이 빠르지 않고 신중히 행동하는 편인가? 제스처에 능하고, 스킨십을 좋아하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감각적 유형의 골퍼일 가능성이 높다. 감각적인 학습을 좋아하는 골퍼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 직접 참여하는 것을 즐긴다.
  • 본 것이나 이야기했던 것보다 ‘직접 해본 것’을 가장 잘 기억한다.
  • 충동적이다. 문제점 안에 뛰어들어 직접 행동하면서 해결점을 찾으려 한다.
  • 만져보고, 느끼고, 조작하는 것을 좋아한다.
  • 말하면서 움직이기 때문에 잘 듣지 않는 편이고 세세한 구두 설명에 흥미를 잃는다. 레슨 프로에게 가깝게 서는 것을 좋아한다.
  • ‘해보자, 움직여봐’라는 말을 많이 사용한다.

  • 감각적 유형의 골퍼는 말보다는 행동에 반응하는 편. 레슨 매뉴얼에는 ‘레슨 프로가 직접 잡아주며 지도하는데 편안함을 느낀다’라고 되어있다. 감각적 학습자에게 효율적인 연습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레슨을 받을 때는 프로에게 간단하고 단순한 주제에 대한 설명을 요구한다. 감각적 유형엔 운동 감각이 발달한 골퍼들이 많은 데 이들에겐 근육 움직임 위주의 시범이 효과적이다. 다른 운동의 이론을 골프에 접목시켜 근육 사용 원리를 파악하도록 연습하는 것도 좋다. 시범이 끝난 이후에는 반복 연습하는 한편, 레슨 프로에게 직접 잡아주면서 교정해 달라는 주문을 통해 각 동작의 감각을 더욱 쉽게 익힐 수 있다.

    ‘연습, 조정, 지도’ 등을 통해 이뤄지는 감각적 학습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무엇보다 골퍼들의 감각적인 이해를 돕는데 있다. 때문에 감각적 유형의 학습자들에게 장황한 구두 설명은 오히려 마이너스가 된다. 감각적 유형의 학습자라면 책이나 대화를 통한 학습보다는 일단 시범을 보고 몸으로 교정하는 학습이 효과적이다.

    최근엔 클럽 없이도 스윙 감각을 익히는데 도움이 되는 도구들이 많이 개발되어 다수의 투어 프로와 레슨 프로들도 보조 기구를 사용하는 추세. 감각적 유형의 골퍼라면 적당한 학습 보조 도구를 활용해 연습하는 것으로부터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골퍼들의 성향은 각기 다르며 그들이 대상에 대해 해석하는 방식 또한 천차만별이다. 어떤 골퍼는 눈으로 확인하는 시각적 학습에 의존하며, 어떤 골퍼는 논리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는 성향이 강하다. 또 다른 골퍼는 보고 듣는 것보다 촉각적인 감각에 의존하기도 한다.

    USGTF(미국골프지도자협회) 마스터 프로인 박원 프로는 이에 대해 “골퍼들의 성향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지도자가 똑 같은 정보를 전달하더라도 이에 대한 반응이나 해석은 개인에 따라 각기 다르게 나타난다. 때문에 자신의 학습 성향을 파악하고 그에 적절한 레슨을 받거나 연습을 한다면 학습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라며 학습 유형 파악의 중요성에 대해 말한다.

    이제 자신의 학습 유형을 파악해야 하는 중요성을 이해하겠는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유정애 박사는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인다. “학습 유형은 단지 ‘선호’나 ‘바람’등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효율적으로 학습하느냐’의 방법적인 문제다. 예를 들어 어떤 학습자는 눈으로 보는 학습을 선호하는 반면, 어떤 학습자는 눈으로 보고 손으로 느끼는 학습을 좋아한다. 이렇듯 학습 성향엔 개인 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개인의 학습 유형을 한 가지로 단정 짓거나 그것이 좋고 나쁘다는 판단을 해서는 안 된다. 분명한 건 학습자들이 더 효과적인 학습 결과를 얻기 위해 자신의 우선 감각을 이용, 학습한다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결국 이상적 학습이란 자신에게 가장 편안한 학습 수단을 활용하는 것이 아닐까. 본인의 흥미, 적성과 우선 감각(하나 또는 그 이상의 감각)을 고려해 연습하게 된다면 보다 효율적인 학습 효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출처 : Golf Dig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