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이퇴'라는 사람이 있다
'국이퇴'라는 사람이 있다 |
국민 학교 2학년 때 중퇴했다고 자칭 '국이퇴'라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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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그를 교도소에서 처음 만났을 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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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살인수로 아주 흉악범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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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주님을 믿고 변화된 이후 교도소에서 출소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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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너무 걱정을 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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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안에 같이 지내기로 하고 교회 안에 살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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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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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느닷없이 우리집 방문을 열고 들어와서 한다는 말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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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교도소에 보내고 싶다는 것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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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 나는 목사님을 교도소에 보내는 것이 소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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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내가 교도소에 얼마나 자주 갔는데 그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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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공부 말고요, 나처럼 은팔찌 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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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가 왜 그러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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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속상하게 하는 이야기를 했는데, 술을 한잔 하고 온 것 같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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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더니 갑자기 주머니에서 부스럭거리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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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얼 끄집어내 나한테 그걸 던져 주고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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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아이처럼 문을 닫고 도망가는 것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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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뭔가 하고 펴 보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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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줄로 꽁꽁 묶어서 싸놓은 비닐봉지였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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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는 메뚜기가 들어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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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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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메뚜기를 잡아서 구워 먹기도 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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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반찬으로도 했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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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야기를 듣고 그가 메뚜기를 구해다가 나에게 가져 온 것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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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메뚜기를 보는 순간 코끝이 찡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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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 같으면 나에게 선물을 줄 때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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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게 포장을 해서 주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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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면 백화점 상품권을 주든지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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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는 내가 메뚜기를 좋아했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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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듣고 어느 날 메뚜기를 구했던 모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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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것을 전해주기가 부끄러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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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 나에게 전달해 줄 용기가 없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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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한 잔 하고 와서 약을 올리고 골을 지르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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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던져주고 갔던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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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메뚜기 봉지를 손에 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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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마음을 느끼면서 그가 얼마나 좋아졌는지 모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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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살인수로 오랫동안 교도소에 복역을 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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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이 거칠고 말이 사나워 쉽게 정이 가지 않는 사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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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메뚜기를 나에게 전달해 주기 위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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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오랫동안 생각하다가 술을 먹고 왔겠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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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이야기로 내 골을 지르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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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던져놓고 도망가는 그의 마음을 보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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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에서 그가 한없이 사랑스러운 사람이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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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까다롭고 괴팍스러운 사람이 있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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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어만 하지 말고 마음으로 자세히 대해 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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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까다롭고 괴팍스러운 사람이더라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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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속에 다른 사람들이 갖지 않은 귀하고 아름다운 맛이 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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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맛보기 시작하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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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맛을 알게 되고 사람이 좋아지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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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그리워지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