糧書糧言

다모클레스의 검

position 2007. 9. 10. 09:09
"다모클레스의 검"
 
옛날에 디오니시우스라는 왕이 살고 있었다. 그는 호화로운 왕궁에 살면서, 많은 신하들을 거느린 훌륭한 왕이었다.
그러나, 권력에는 언제나 시기와 질투가 뒤따르는 법. 그의 엄청난 부와 권력을 탐내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다모클레스도 이들 중 하나였다.
그는 디오니시우스의 절친한 친구였지만, 항상 그를 부러워했다.
자네는 참 좋겠어. 사람들이 원하는 건 모두 갖고 있지 않는가. 자넨 정말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일거야.”

디오니시우스 왕은 그의 끝없는 질투에 질력이 났다.

그러지 말게. 진정으로 내가 행복한 사람이라 생각하는가?”

말할 것도 없지. 자네가 가진 부와 권력을 보게나. 이미 모든 것을 가졌고 또 원하는 모든 것을 가질 수 있지 않나?”

그렇게 생각한다면 하루나 나와 위치를 바꿔 보겠나?”

디오니시우스 왕은 다모클레스에게 제안했다.

이럴 수가! 그렇게만 해 준다면 꿈 같은 일이지!”

좋아! 그렇다면 하루만 자릴 바꿔 보세나. 자네가 원하는 부와 권력을 실컷 누려 보게.”

 

다음날 다모클레스는 왕궁으로 초대되었고, 모든 신하들이 그를 주인으로 모시기 시작했다. 그에게는 왕의 옷이 입혀지고 왕관이 씌여졌다.

화려한 식탁에서 최고의 요리들로 식사를 했으며, 그가 원하는 모든 것은 오직 그의 결정에 따라 가질 수가 있었다.

 최고의 술을 최고의 술잔에 따르며 그는 자신의 행복을 만끽하고 있었다. 그런데, 술잔을 입에 가져가려던 찰나 다모클레스는 머리 위에서 섬뜩한 느낌을 받았다.

저게 뭐지?”

천장을 올려다보던 그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천장에는 칼이 머리카락 한 가닥에만 의지한 채 아래로 그를 겨누고 있었다.

머리카락이라도 끊어질라 치면 바로 그의 목숨이 위태로웠기 때문에 그는 움직일 수가 없었다. 몸이 얼어붙었고, 얼굴의 미소도 사라졌다. 다모클레스의 몸은 바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그 때 친구이자 왕인 디오니시우스가 들어왔다.

어때, 행복한가, 친구!”

이보게, 디오니시우스. 저 천장에 매달린 칼을 보게나. 저게 대체 무엇인가?”

디오니시우스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물론 보인다네. 난 저 칼을 매일 보고 있지. 머리 위에 매달린 저 칼의 무게를 지탱하고 있는 머리카락은 사실 언제 끊어질지 모른다네.

 내 고문관이 내가 가진 권력을 시기해 나를 죽일 수도 있다네. 혹은 누가 나에 대한 거짓된 소문을 내어 백성들의 환심을 잃게 할 수도 있다네.

이웃 나라의 왕이 나의 자리를 빼앗으려 하는 칼일 수도 있고, 내가 내린 우매한 결정에 되돌아 오는 칼일 수도 있겠지.

한 나라의 지도자는 언제나 이런 위험들에 둘러싸여 있다네. 권력에 따른 의무겠지.”

그렇군, 알겠네.”

다모클레스는 대답했다.

내가 왕의 자리에 대해 잘못 생각하고 있었네. 많은 돈과 명성 이외에도 생각해야 하는 고민들이 있다는 것을 난 몰랐네.

이제 다시 우리 자리를 바꾸세! 난 집에 돌아가고 싶네.”

다모클레스는 그후 왕과 단 하루만이라도 자리를 바꿔 보고 싶다는 말을 결코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