糧書糧言

말로만 '사람이 최고'라 외치지 말라

position 2006. 4. 19. 17:03

회사는 곧 사람이다. 회사의 성공은 인재를 얼마나 성공적으로 육성하느냐에 달려 있다.

세상에 인재육성을 안 하겠다는 회사는 없다. 모두들 가진 것은 사람뿐이고, 사람을 키우고, 사람을 통해 경쟁력을 유지하겠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슬로건이 아니고, 주장하는 것을 어떻게 구체화하고 실천할 것이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의 업이 무엇인지, 자신의 비즈니스를 잘 하기 위해 어떤 인재가 필요한지를 명확히 하는 것이다.

소니는 창의적이고 자유분방하고 혁신적인 회사이다. "개개인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추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들의 인재상은

첫째, 호기심(curiosity)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최고, 최신의 것을 알고 있어야 하며 최신의 분야에서 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어야 한다.

 

둘째, 마무리에 대한 집착 (persistency)이다.

상품제작, 비즈니스에서 마지막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을 의미한다.

 

셋째, 사고의 유연성(flexibility)이다.

집착할 것과 유연하게 대응할 부분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넷째, 낙관론(optimism) 이다.

반드시 될 것이라는 자세로 곤란한 일에 도전하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 리스크 테이킹(risk taking)이다.

곤경에 처하더라도 스스로 책임을 지고 위험을 감수하는 것을 뜻한다. 회사가 추구하는 문화와 그들이 원하는 인재상 사이에 명확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 느껴지지 않는가.

 

 

세계적인 금융회사 메릴린치의 경우이다. 이들은 금융회사 특유의 보수적 인재상 및 연공서열 관행을 탈피하고 전략적 사고, 목표달성, 리더십, 열정 등을 강조한다.

이들의 인재상은

첫째, 지적 능력이다.

분석하는 능력과 이슈 발굴 능력을 의미한다.

 

둘째, 열정이다.

조직과 개인을 감동시키고 열정을 심어주는 능력이다.

 

셋째, 혁신 지향이다.

변화를 수용하고, 항상 준비하고, 신속하게 대응하는 능력이다.

 

넷째, 인재 양성 능력이다.

혼자만 잘 나가기 보다는 우수한 후배를 배출하고 뛰어난 리더를 양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간적인 매력이다.

서비스업 개념에 부합되는 흡인력과 인간미를 갖춘 사람을 뜻한다. 이 회사가 추구하는 비즈니스가 어떤지, 어떤 사람을 요구하는지를 어느 정도 그려볼 수 있지 않는가.

 

 

효과적인 인재육성은 조직의 생산성과 연계된다. 그래서 모든 기업이 그렇게 강조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급하고 중요한 것은 채용이다. 채용이 잘못되면 백약이 소용없다. 이는 결혼과 비유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결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적절한 배우자를 만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설혹 몇 가지 문제가 있더라도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다. 하지만 잘못된 배우자를 만나면 웬만큼 노력을 해도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다.

뜨거운 사랑과 신뢰를 주고, 임파워먼트를 하고, 동기부여를 하고 모든 정성을 쏟으면 언젠가는 나아지겠지만 그러기에는 시간과 노력비용이 너무 크다. 직원 채용도 마찬가지다. 채용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프로세스를 다듬는 것이 필요하다. 우선 우리 비즈니스에는 어떤 인재가 적합한지 그 인재상을 명확히 해야 한다. 다음은 그런 사람을 뽑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로레알은 벤치마킹 할 만하다.

그들은 자주성(autonomy)과 커뮤니케이션을 중요시하는데 채용과정에 이를 반영한다. 그들은 100% 인턴십을 통해 채용하는데 인턴채용 과정은 까다롭기 그지없다. 인터넷 대신 우편으로만 서류를 받고 통과한 사람을 대상으로 면접대신 팀 과제를 주고 영어 토론을 시킨다. 또 결과물을 프리젠테이션 시킨다.

그 과정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사람을 파악한다. 다음에는 회사의 아젠다를 몇 개 나누어 주고 숙박을 하면서 이에 대해 논의를 시킨다. 마케팅 계획도 짜게 하고, 신상품 런칭 플랜도 작성케 한다.

그런 과정을 통해 영어, 설득력, 발표력, 대인관계, 인내심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인턴과정도 보조역할은 없고 처음부터 프로젝트를 주고 실전에 투입한다. 정말 터프한 과정이다. 대신 거기를 통과한 사람은 일을 맡기고 관리를 별로 하지 않는다.

 

인재 육성은 사업 전략보다 구체적 실천 전략을 필요로 하는 아젠다이다. 말로만 인재 제일을 외치지 말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를 계획하고 실천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한근태 - 한스컨설팅 대표 &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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