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워지기

10년 법칙

position 2006. 3. 15. 15:34

10년 법칙

 

 

 

“밤을 새우며 작업에 열중하던 직원들에게 감동하였다.
일본에서는 보기 힘든 모습이다.
그러나 너무 잦은 이직이 아쉽다. 한 가지 기술을 제대로 배우려면 적어도 10년은 걸리는데, 회사를 자주 옮기는 통에 기술을 축적할 기회가 없다.” 공작기계의 세계 톱 메이커인 ‘야마자키 마작’에서 41년간 일해 온 마쓰오카 준키치(松岡順吉) 씨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 이야기이다. 

 

2002년에 퇴직한 이후 그는 대구 성서공단의 공작기계 부품업체인 대성 하이텍의 고문으로 일하고 있다.
그가 오랫동안 일해 온 주력 분야는 3마이크로미터(마이크로미터=1000분의 1 미리미터) 오차의 정밀한 구멍을 보링 머신(boring machine)을 이용해서 초정밀공작기계 부품을 만들어 내는 일이다. 아무리 뛰어난 기계를 사용하더라도 결국 숙련된 사람의 두뇌와 손이 최종적인 성과의 승패를 결정하게 되는 분야이다.


여기서 내가 주목하는 대목은 10년이란 시간이다.
엔지니어, 연주가, 학자, 강연자, 요리사 등 어떤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던지 간에 경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10년 정도 치열하게 노력해야 어느 정도의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경험적인 사실을 이용해서 전문가의 성과에 대한 연구를 해온 직업 심리학이나 두뇌 과학 분야에서 가설로 제시하는 것은 이른바 ‘10년 법칙(the 10-year rule)'이라는 것이다.


 당신은 올인하고 있는가?

 

사업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10년 전후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노력이 있을 때 사업을 어느 정도 반석에 세울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할 기회가 있으면 10년 정도 전부를 걸고 뛰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묘한 것은 직장 생활 등을 통해서 사업 아이템을 갖고 나와서 사업을 시작하는 시점도 일률적으로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대략 10년 정도의 집중적인 노력을 더한 이후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창업 시점을 조사해 보면 대개 30대 말이나 40대 초반을 전후한 시점이 많은 것 같다.


물론 10년이란 것이 절대적인 시간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열심이란 단어나 혹은 개인의 재능에 따라서 10년이란 절대적인 시간을 어느 정도 줄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노력과 시간 사용의 밀도에 비례하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주변에서는 모두가 1년을 똑같이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1년을 2년이나 3년 혹은 그 이상에 해당할 정도로 알차게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니까 절대적인 시간이란 개념이란 면에서 결정적이지는 않다.
시간의 밀도에 따라서 절대적인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평균적인 의미에서 10년 법칙은 우리들에게 충분한 시사점을 주기에 충분하다.
그러면 10년을 줄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마쓰오카 준기치 고문은 자신이 특정 분야에서 관찰해 온 경험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물론 그가 10년 법칙이란 이름을 알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그는 경험적 사실을 통해서 어떻게 해야 할 분야에서 획을 긋는 인물이 될 수 있는 가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일본엔 1980년대까지 ‘스파르타식’ 교육이 있었습니다.
선배가 ‘내가 하는 것 잘 봐’ 하면 후배들은 그 기술을 배우려 끝까지 끈질기게 달라붙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후배가 최소한의 기술만 배울 뿐이고, 선배도 더 이상 가르치려 하지 않아요.” 적당한 수준에서 만족하는 것 정도로 보내면 10년이 아니라 그 이상의 세월이 주어지더라도 스타 플레이어로서의 입신은 불가능할 것이다.
최고의 성과를 얻어내기 위해 헌신하고 몰입하는 과정을 통해서 두뇌 속에는 전문분야와 관련된 지식이나 정보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그런 일들이 일어나게기 때문에 헌신 없는 10년 그 이상의 세월도 별로 의미가 없다.
이를 두고 나는 최근에 펴낸 <10년 법칙>이란 책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분명한 사실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집중적인 선행투자가 행해지고 나면 일정한 시점에서 업무 관련 지식이나 숙련도에서 터닝 포인트 혹은 임계치가 만들어진다.
마치 두뇌 속에 도로망이 뻥하고 뚫린 것처럼, 기회를 읽는 능력이나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 그리고 업무 관련 추진 능력 등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향상된다.
 직업인으로 몸을 담고 있는 분야에서 이 정도의 상태까지 자신을 위치시켜야 될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69세의 나이에 마쓰오카 씨가 한국에서 현역으로 자신의 기량을 전수할 수 있는 힘이라 하겠다.
영원한 현역으로 살아가는 길은 다른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10년 법칙’에 있다.
성공을 열망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든지
‘10년 법칙’으로부터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는지,
그리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을 것이다
.

 

작성자: 공병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