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여성 자녀양육 현실과 대책 |
사회적 편견·양육비 부담 '이중고' |
2003/07/21 025면 09:12:43 프린터 출력 |
이혼으로 인한 가족해체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인구 1천명 당 이혼은 3건,하루 평균 398쌍이 이혼한 셈이다. 지난
95년에 비해 2배나 증가했다. 이혼은 이제 별스런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혼 여성은 사회적 편견 속에 살아가야 한다. 이들의 가장 큰 고민은
자녀 양육. 제대로 된 부모 역할,아이가 경험할 사회적 편견,자녀의 불안감 해소 방법 등에 관한 해답이 보이지 않는다. 지난 15일
부산여성연대회의는 여성지도자를 대상으로 '가족해체 극복방안'에 대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혼 여성이 겪는 양육의 어려움과 극복방법,지원대책을
알아본다.
'이혼은 단순히 법적인 해결로 완결되는게 아니예요. 이혼 여성 스스로 이혼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자녀를 방치할 가능성이 높아요' 한국여성개발원 장혜경 가족보건복지연구부장 말이다. 최근 이혼 여성 24명을 심층 인터뷰해 얻은 결론이다. 이혼에 빨리 적응해야 아이 양육에 신경을 쓸 수 있다.
하지만 재결합 여지를 남기는 듯 한 전남편의 애매한 태도는 여성들의 홀로 서기에 큰 어려움이다. 사회적 편견도 견디기 힘들다. '그것도 못참고' 이혼한 문제있는 여성으로 취급받기 일쑤다. 이런 부정적 시선은 이혼 여성의 자아 존중감을 떨어뜨린다.
이같은 현실은 이혼 적응기간을 길게하고 자녀 양육을 어렵게 한다. 부모가 모두 있는 가정이 '정상적'이라는 편견이 이혼 후 혼자해야 하는 부모역할을 저해한다. 특히 아들을 키우는 이혼 여성은 '아들의 역할모델'은 '아빠'라는 사회적 등식 앞에 시간이 갈수록 양육에 어려움을 느낄 수 밖에 없다. '2차 성징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아들에게 성교육을 편안하게 시킬 수 없다'는게 이혼 여성들이 털어놓는 속내다.
부모 이혼 자체가 아이에게 미치게 될 영향도 걱정스러운게 사실. 아이 능력이나 성품과 관계없이 '부모가 이혼한 아이'라는 부정적인 꼬리표가 붙는게 염려된다. 이로 인해 아이가 결핍감을 갖거나 건강하게 자라는데 방해될까 두려운 것이다. 초등학생 아이를 둔 이혼여성은 가족사진 가져오기,아빠가 참여하는 일일행사 등을 치르면서 마음의 상처를 입는 경우가 많다.
양육비도 고민이다. '이혼 여성들은 양육비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아이를 제대로 교육시키고 싶어도 못할 때가 많죠' 연제가정폭력상담소 김현주소장 말이다.
실제로 한국여성개발원 장부장이 인터뷰한 이혼 여성 중 70% 이상은 양육비를 전혀 받지 못하고 있었다. 여성단체가 제도적인 양육비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이유다.
'이혼은 가부장적 결혼생활을 탈피했다는 걸 의미하기도 해요. 이혼했다면 긍정적인 면을 부각시켜 스스로 일어서야 해요' 여성단체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먼저 자신의 일자리를 찾는게 중요하다.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지만 심리적 건강을 위해서도 좋다. 이혼 사실을 잊고 새로운 것에 몰두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한 여성들과 커뮤니티를 만들고 참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런 경험은 나만이 특별한 문제가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개인적 문제를 사회적 차원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인식을 전환시킨다.
양육에 충분한 시간을 갖지 못하는 이혼 여성들은 다른 가족,사회복지관 등을 활용해 부모역할 범위를 사회적 커뮤니티로 확장시키는게 좋다. 자녀가 학교에 다닐 경우 교사에게 협조를 부탁한다. 부모 이혼이란 사실 때문에 아이가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관심을 요청한다.
아이에게 이혼 상황을 정확하게 설명해 아이가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해야한다. 부모가 여전히 아이를 사랑하고 있고 함께 살지 않는 아버지와 어떻게 만날 수 있는지 여부도 상세하게 일러줘야 한다. 그래야 빗나가지 않는다.
부부간 문제로 헤어졌더라도 자녀와 전남편의 관계가 원만했다면 이혼 후에도 협력적 부모관계를 형성하는게 좋다. 하지만 전제조건이 있다. 전 남편이 아이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아이의 뜻을 모두 받아주지 않게 하는 것. 부모가 가진 감정의 찌꺼기를 자녀에게 드러내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여권을 만들때나 각종 절차상 아버지 동의나 확인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이같은 서류상 절차를 개선해야 한다.
학교에 다니는 이혼 가정 자녀는 학교가 가장 큰 세상이고 자신이 맺고 있는 가장 중요한 관계의 장이다. 따라서 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교사 연수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존재하고 있다는 점과 이혼 가정 자녀에 대한 교육방법 등을 알려야 한다. 이같은 내용을 교육대학 강의내용에 넣어 예비교사들에게도 교육해야한다.
양육비를 고정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전남편에게 세금처럼 양육비를 징수하고 이혼 여성은 은행에서 이를 받을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혼 여성에 대한 구직활동 및 학비 지원,임대주택 확대 보급 등 경제적 지원도 요구된다. 경제적 지원은 이혼 여성이 심적인 안정을 찾는데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혼 여성을 대상으로 자녀 발달 단계에 대한 특성,새로운 환경 속에서 자녀와 관계맺기 등에 관한 상담과 교육을 할 수 있는 시설도 필요하다.
김종균기자 kjg11@busanilb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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